현 인류의 지적 윤리적 역량에 비추어 볼 때, 2030년 탄소배출 50% 감축, 2050년 탄소제로 도달은 불가능해 보인다. 윽박지르고 협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댓글 링크는 어제 나온 우중충한 전망의 유연 보고서) 세계 각국은 2021년 유연에 모여 기세 좋게 2030년 계획을 더 앞당기자고 결의했었다. 2025년에 다시 모여야 할 회의를 올해 11월로 앞당겨 개최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탄소 제로는 무슨..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에너지 위기,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으로 올해 모임은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꽝이다. 탄소 제로가 문제가 아니라 당장 올 겨울 석탄이고 나무고 닥치는대로 태워야 할 판이다. 인플레로 죽겠는데 비용이 더 들어가는 친환경 에너지는 말도 꺼내기 힘들다. 신냉..
박성민 씨는 한국 정치의 핵심 문제가 상대 정파 정책을 모조리 거부하는 '비토크라시'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해결책으로 국회의 양당 과점을 해체하는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한다.(댓글 링크) 행정부의 절대자 대통령과 의회에서 각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다당/무소속이 존재하는 정치가 그가 말하는 대안이다. 대통령은 낚시를 하듯 정당들과 무소속을 건져올려 다수파 연합을 만들면 된다. 박성민 씨는 이게 현재와 같은 비토크라시보다 낫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당장 문재인 정부가 그렇지 않았다. 문 정부 최대 문제는 '비토'로 인한 무능이 아니었다. 청와대와 여당의 막무가내 선동과 사회 과학을 무시하는 포퓰리즘 정책이 문제였다. 비토로 멈춰선 기차가 아니라 폭주해서 레일을 벗어난 기관차가 문 정부의 이미지다. 브라질..
#1 무기화 된 상호의존성. 세계화로 만들어진 네트워크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비대칭적이다. 세계화폐 또는 기술을 쥔 나라가 통제를 하기 시작하면 그렇지 않은 나라들의 상호의존은 곧바로 절대적 종속으로 뒤바뀐다. 미국은 국내 정치에 기반해 세계적 수준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세계화의 상호의존성은 미국의 비대칭적 힘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아래 링크를 참조(https://direct.mit.edu/isec/article/44/1/42/12237/Weaponized-Interdependence-How-Global-Economic) #2 그런데 만약 미국이 그 힘을 남용하면 어떻게 될까? 세계화의 편익에 비해 상호의존의 비용이 너무 커지면 네트워크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대안적 세계통화를 ..
이재명의 반일 선동 한마디에 나라가 이정도로 들썩이는구나. 역시 문재명 10년은 중단된 것이 아니었어. 세계 물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한미동맹이라 부르는 게 실은 미일+한 동맹이란 점을, 밖에서 국제질서란 관점에서 보면 아베가 실은 문재인보다도 자유주의적이었다는 점을 모르지 않을 텐데. 19세기 세계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아편전쟁 이후 40여년이나 지나 개항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식민화의 급행열차를 탄 것과 같다는 것을, 조선의 봉건적 강점이 근대적 약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당시 제국주의는 도덕적 일탈이 아니라 자본축적의 표준적 경향이었다는 점을 모르지 않을 텐데. 그럼에도 반일 구호 한마디면, 모든 게 도로아미타불. 근대화의 약점을 말하면 봉건적 강점으로 반박하고, 뒤늦은 개항으로 인한 구..
푸틴이 핵무기를 기어이 쓴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1 미국 입장에서는 핵 반격을 하지 않으면, 이건 북한 같은 잠정적 핵무기 보유국들에게 핵 선제 공격이 통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과 같아진다. 동시에 동맹국에게는 미국의 핵우산이 실은 쓸모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 된다. 각자도생 핵 보유가 늘어날 것. 반대로 핵 반격을 하면, 마침내 인류는 핵 전쟁 시대에 돌입한다. 러시아가 한 대씩 주고 받은 것에서 그만두지 않으면, 이른바 핵 아포칼립스 시대가 열린다. #2 중국 입장에서는 핵 전쟁까지 감행한 러시아가 부담이 될 것이다. 세계화에서 '중국몽'으로 연착륙하고픈 시진핑에게 푸틴의 급발진은 상당한 위험이다. 러시아는 중국의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 그런데 독재와 성장을 교환한 중국 국민들이 경제침체..
일본의 팽창주의가 20세기 초 세계사 흐름을 역행한 것이라는 박훈 교수의 칼럼은, 20세기 경제성장사 관점에서 볼 때 약간 다른 맥락도 함께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이나 서유럽에 비해 생산성도 낮고, 천연자원도 별로 없는(은 정도가 예외려나..) 일본은 자본축적을 가속할 방법이 당대에는 식민지 역내 무역(부등가 교환을 통한 무역 이득) 외에는 딱히 없었다. 특히 일본은 영국식 자유기업보다 독일식 재벌기업(차이는 독일이 금산복합이었다면 일본은 정경복합이라 하겠다.)을 택했기 때문에, 기술 경쟁보다도 양적 팽창에 친화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성장 궤도는 대공황 같은 위기에 매우 취약하다. 더군다나 일본에는 천황제의 결함도 있었다. 1930년대 일본의 일탈은 이런 점에서 필연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역으로..
스웨덴에서 우파연합이 승리했다고 한다. 충격적인 것은 SD로 불리는 극우파 정당이 득표율 2위를 차지한 것. 이 정당은 네오-파시스트 정당에 뿌리를 두고 있고, 스웨덴 버전의 MAGA를 외치고 있다. SD는 선거 전에 정부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 약속했기 때문에 당장 극우파 정부가 출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파연합의 제1정당으로서 정부 정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점은 안 봐도 비디오다. 9월 말 있을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네오파시스트 정당(형제당)이 주도하는 우파연합의 승리가 예상된다. 유럽의 북쪽 끝과 남쪽 끝에서 파시스트가 흥하는 형국이다. 두 나라는 성격이 전혀 다른 유럽 좌파의 대표적 두 유형이기도 했는데, 이탈리아 공산당은 계급적 좌파를, 스웨덴 사민당은 사회적 좌파를 상징..
고르바초프 사망. 그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1980년대 소련이 어떻게 연착륙할 수 있었을 지를 생각하면 여전히 답답하다. 1970년대를 거치며 추격성장 개발국가로서 소련은 이미 회생 불능 상태였다. 브레즈네프의 개혁이 실패한 이후 소련 앞에는 자본주의에 '투항'하거나 인류 모두와 함께 자폭하는 길만이 남아 있었는데, 고르비는 다행히 전자를 선택했다. 다만 결과가 연착륙이 아니라 경착륙이었다는 게 문제. 러시아와 동유럽의 막무가내 민영화가 남긴 후유증은 30년 넘게 지금도 이어지는데, 푸틴과 올리가르히가 빼박 증거라 하겠다.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실은 경착륙의 후유증과 무관하지 않다.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1990년대 중반 (번역 ) 이란 책에서 시장근본주의 경로(신고전파 교리)로 사회주의권이 해체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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