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에서 30대를 보냈다. 인생의 기초를 세우던 때여서 그런가. 성남의 풍경은 지금도 자주 생각난다. 성남은 정말 풍경의 콘트라스트가 강한 도시였다. 북쪽에 있는 절반은 산업화 초기 서울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산 산동네고, 남쪽에 있는 절반은 천당 밑에 만든 도시라는 분당이어서 그런 듯하다. 북쪽 성남에는 반지하 집이 있는 연립주택과 옹벽으로 둘러싸인 아파트들이 가파른 산 위에 빽빽하게 모여 있다. 좁은 골목길에는 주민들이 신기에 가까운 실력으로 이중 삼중 승용차들을 주차해 놓았고, 주택과 차들 사이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전력선·케이블티브이선·인터넷선이 거미줄처럼 엉켜 있었다. 반면 남쪽 성남은 평평했다. 도로는 반듯했고 주차장은 넉넉했다. 전선들은 지하에 묻혀 보이지 않았다. 북쪽에 있다가 남쪽으로..
문재인-이재명 정부.. 어쩌면 이탈리아 쇠락의 분기점이었던 1980~90년대를 한국에서 재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탈리아의 핵심 문제인 과도한 정부 부채는 최근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 1980~90년대 유산이다. 당시 이탈리아 정부는 세계경제의 침체와 미국의 신자유주의적 전환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 중앙은행은 미국을 따라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쓴 반면, 정부는 이전 관성 대로 경기 부양과 복지에 재정을 퍼부었다. 성장률 하락에 재정적자는 늘었고, 국채를 발행은 해야겠는데, 중앙은행은 사주지 않았으니,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자그마치 20%에 육박하는 초고금리로 국채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뭐, 말하자면 정부가 사채를 끌어다 쓴 격이었다. 결과는? 이자도 갚지 못할 형편이니 부채..

민주당으로, 특히 이재명 캠프로 노동계 인사들이 몰려가고 있다는 기사(참조). 이들이 변절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노동존중'이라는 문재인의 말을 참으로 좋아했다. 얼마나 반겼는지, 정부를 비판할 때도 "노동존중 약속을 지켜라", "노동존중 시대에 이래서야 되겠는가"라고 따졌다. 민주당 대선 캠프로 가는 전현직 민주노총 간부들은 이재명이나 이낙연이 노동을 더 존중해 줄 것이라 믿는 것일 뿐이다. 마르크스는 노동자 계급의 해방은 자기 스스로의 일이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확실히 마르크스는 19세기 계몽주의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진리를 깨닫고, 규범을 진일보시키는 집단이 시대를 선도하며 무지한 민중을 일깨워야 한다는 생각 말이다. 다만, 마르크스는 사적 이익에 사로잡혀 세계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여론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두 사람이다. 다만 둘 모두 여야의 비주류라 내년 3월 대선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그럼에도 둘의 출마선언문은 차분히 비교해볼 만하다. 시민들이 다음 대통령을 선택할 때 반드시 생각해봐야 하는 쟁점이 있어서다. 대척점에 있는 둘의 ‘정부론’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진보진영이 대선과 관련한 논의를 할 때도 이 쟁점을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지사는 선언문에서 “용기와 결단”, “강력한 추진력”을 강조했다. 제왕적이라고 평가받는 대통령 권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없다. 대통령 권력을 목표 달성을 위해 충분하게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뿜어져 나온다. 그의 정책 역시 “강력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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