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사를 오래 한 친구가 술자리에서 말했다. 좋은 손님은 비슷한 이유로 착하다. 예의를 지키고 제값을 잘 치르고. 그런데 나쁜 손님은 오만가지 다른 이유로 ‘진상’이다. 막말하는 사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바꿔 달라는 사람, 상품에 관한 자신의 철학과 경험을 일장 연설하는 사람,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사람, 문이 부서지도록 꽝 닫고 가는 사람, 느닷없이 고소하겠다는 사람, 주차하는 데 고생했으니 물건값을 깎아 달라는 사람, 가게와 무관한 자신의 사연을 밑도 끝도 없이 하소연하는 사람 등등. 그 친구는 자신의 경험을 한편의 철학으로 엮어서 설명했다. 인간사의 진리는 선행이 아니라 각각의 악행 속에서 발견해야 한다. 착함만 있다면 인간사는 얼마나 지루하고 단순하겠는가. 진상 속에 나타나는 개성의 발현, 감정..

공정성이 몇 년째 논란이다. 전통적 공정성이 강자에 의한 약자의 배제를 주로 다뤘다면, 최근의 공정성 논란은 강‧약, 주류‧소수 관계없이 “나와 주변의 경쟁”에 초점을 맞추는 듯 보인다. 이번 칼럼은 2020년대의 여덟 가지 키워드 중 여섯 번째인 ‘공정’을 다룬다. 최근 유행하는 공정성 담론과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오는 반-능력주의 담론의 결함을 살펴본다. 공정성은 개인이 받는 보상의 차이가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봉건 사회에서는 신분이나 신의 은총이 기준이었다. 하지만 신분과 신을 타파한 근대 사회에서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 그 기준이 된다. 개인은 각자의 능력에 따라 기여하고, 기여만큼(다른 말로 하면 실적만큼) 보상받는다. 이것이 바로 근대의 세계관이라 할 실적주의(meritocra..
- Total
- Today
- Yesterday
- 민주당
- 개헌
- 문재인
- 탄핵
- 애덤스미스
- 노동운동
- 민주노총
- 정의당
- 내각제
- 마르크스주의
- 위드코로나
- 포퓰리즘
- 자유민주주의
- 자본주의는왜멈추는가
- 법치
- 대통령제
- 대선
- 자본론
- 제왕적 대통령
- 인플레이션
- 윤석열
- 민주주의
- 정세
- 존스튜어트밀
- 최저임금
- 물가
- 마르크스
- 사회운동
- 자유주의
- 이재명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