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씨는 뭔가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가 유력 대선 후보가 된 건 문재인 정부의 법치 파괴에 맞섰기 때문이다. 그가 민생을 챙길 수 있다거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거나, 노동시장의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다고 기대해서가 아니다. 평생 검찰 일만 한 사람에게 그런 걸 기대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 그러면 '법치'에 적합한 행정부가 뭔지를 정확하게 밝히고, 문재인 정부가 망친 걸 어떻게 복구하겠다는 건지부터 설득력 있게 밝혀야지, 되도 않는 정치인 흉내 내면서 거드름을 펴서 되겠는가. 차라리 그냥 "전 법무장관 형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하고, "나머지는 한국에서 제일이라고 평가받는 전문가들에게 맡기겠습니다"라고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리고 정부가 뭘 해주겠다보다, "정부가 넘..
우리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의 자질에 관심을 가지는 건, 그들이 유권자의 의사를 '대리'하여 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 유권자를 대표하여 자신의 의사에 따라 결정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대의 민주주의가 직접 민주주의와 다른 이유고, 또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슘페터는 민주주의를 '리더십'을 경쟁하는 시장에서의 선택이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서 핵심은 경쟁이다. 경쟁이 치열해야, 유권자가 능력 있는 대표자를 뽑는 데 유리하다. 자,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 이 리더십 시장에서 소비자가 적절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할 때는 어떻게 되나? 당연히 시장이 실패한다. 일반적 상품 시장에서 정보는 '가격'인데, 이 정치 시장에서의 정보는 언론과 함께 시민의 덕성이 중요..
대선 때만 되면 좌우파 이야기가 나와서 정리해 두는 메모. 좌파/우파는 자유주의에 대한 급진파와 보수파를 지칭. 뭐라하든 현대(근대)는 자유주의가 만든 것이니 말입니다. 19세기적 의미로는 사회주의와 왕정복고파를, 20세기적 의미로는, 현대 자유주의라 할 케인스주의에 대한 사회주의적 비판과 공급중심측 비판 정도로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이승만 시대의 난장판을 거쳐, 박정희 시대에 좌/우를 구분할 기준이 생겼다고 보는데요. 로스토우의 노선을 따르는 선의의 독재자에 의한 반공-발전(take-off)이 그 기준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에 반대해 민주화-자유화를 원하면 좌파, 경제 이륙 후에도 독재를 영구화하려고 하면 우파. 그래서 한국적 좌파는 자유주의 느낌(느낌만!)이 나고, 한국적 우파는 왕정복..

민주당으로, 특히 이재명 캠프로 노동계 인사들이 몰려가고 있다는 기사(참조). 이들이 변절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노동존중'이라는 문재인의 말을 참으로 좋아했다. 얼마나 반겼는지, 정부를 비판할 때도 "노동존중 약속을 지켜라", "노동존중 시대에 이래서야 되겠는가"라고 따졌다. 민주당 대선 캠프로 가는 전현직 민주노총 간부들은 이재명이나 이낙연이 노동을 더 존중해 줄 것이라 믿는 것일 뿐이다. 마르크스는 노동자 계급의 해방은 자기 스스로의 일이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확실히 마르크스는 19세기 계몽주의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진리를 깨닫고, 규범을 진일보시키는 집단이 시대를 선도하며 무지한 민중을 일깨워야 한다는 생각 말이다. 다만, 마르크스는 사적 이익에 사로잡혀 세계에..

정의당이 대선 완주를 할 수 있기를 정말로 오매불망 희망한다. 하지만 심상정 씨의 대선 출마문을 보니 암담하다. 충정으로 몇 마디 해본다. 1. 2017년 대선 출마 선언문인가? 2022년 아니고? 야당 후보에게 대선 핵심은 현 대통령 평가다. 그런데 느닷없이 심 후보는 이명박, 박근혜에 대한 비난부터 날린다. 둘은 나쁜 놈이다. 문재인은 이상한 놈 정도고. 황당하다. 2022년 대선이다. 2017년이 아니라!! 반보수 연합의 여지를 남기려다 보니, 이런 식이다. 솔직히 말해, 심 후보는 이재명 씨와 대권을 두고 경쟁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2. "의회중심제, 다당제 기반의 책임 연정" 핵심을 비켜 나간 좋은 말 대잔치. 한국의 국회가 식물과 동물 사이에 있는 건 왜일까? 정의당이 다수당이 아니어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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