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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재명 정부.. 어쩌면 이탈리아 쇠락의 분기점이었던 1980~90년대를 한국에서 재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탈리아의 핵심 문제인 과도한 정부 부채는 최근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 1980~90년대 유산이다. 당시 이탈리아 정부는 세계경제의 침체와 미국의 신자유주의적 전환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 중앙은행은 미국을 따라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쓴 반면, 정부는 이전 관성 대로 경기 부양과 복지에 재정을 퍼부었다. 성장률 하락에 재정적자는 늘었고, 국채를 발행은 해야겠는데, 중앙은행은 사주지 않았으니,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자그마치 20%에 육박하는 초고금리로 국채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뭐, 말하자면 정부가 사채를 끌어다 쓴 격이었다.

결과는? 이자도 갚지 못할 형편이니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부채비율이 1970년대 40%대에서 단숨에 1990년대에 90%대로 높아졌다. 경제성장률이 확 높아질 요인도 없었으니, 빚을 갚을 형편이 되지 않았다. 이 상태로 2000년 유로존에 가입했고, 그럭저럭 금융세계화 호황에 버텼으나,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또 주저 앉았다. 코로나19로 또 꽝! 빚의 늪에 빠진 정부는 체력 고갈 상태가 된다. 외부 충격에 대응할 힘이 없다. 외부충격이 또 깊은 상처를 남겨 길게 부정적 효과를 발휘한다.

1980~90년대 이탈리아 정부의 두드러진 특징은 두 가지였다. 포률리즘과 마피아.

이 시기 20년 간 총리가 13명이 나온다. 짧으면 몇 개월, 길어봤자 2년을 못 넘긴다. 대혼란. 당연히 선거 경쟁이 극단적으로 치열해지고 여론을 얻기 위해선 뭐든 하는 게 정치 행태로 굳어졌다. 정부 부채 따위는 개나 줘버려 분위기. 이런 분위기에서 기민당 독주가 끝나고 사회당, 올리브나무, 베를루스코니 등이 혼전을 펼치는데, 포퓰리즘 정치의 토대가 이렇게 만들어졌다.

정치 부패 역시 극에 달했다. 마니폴리테 수사로 밝혀졌지만 선거와 정치자금, 자금과 검은돈은 필연적으로 엮인다. 그야말로 막장 정치. 이 과정에서 기민당, 사회당 같은 기존 정당이 침몰하고 베를루스코니 같은 희대의 포퓰리스트와, 그를 흉내 내는 정치인들이 대거 나왔다.

이렇게 이탈리아는 쇠락의 길로 향했다. 세계경제를 오판한 후과, 포퓰리즘 경쟁은 정부 빚이라는 유산을 남기고, 이 유산은 후세대를 질기게 괴롭힌다.

어떤가? 문재인-이재명 정부의 태도와 비슷하지 않은가? 이탈리아 1990년대에는 2017년 이후 한국과 비슷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적폐청산 격인 마니폴리테, 대깨문과 비슷한 정치인 팬덤, 문자 폭탄 보내는 지지자들과 비슷한 fax 피플, MBC+김어준과 비슷한 베를루스코니의 언론... 그리고 조폭.

문재인/이재명 정부의 도래를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 후세대에 정말 나쁜 유산을 남겨줄 수 있다. 이탈리아의 1980~90년대처럼 말이다. 참고로 당시 이탈리아는 강했다. 지금의 한국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그런데도 저 모양이었다. 한국이 겪을 위기는 더 심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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