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당의 민주주의 규범 파괴 심각. 여소야대에선 정치 내전 필연. 4년 중임 대통령제도 같은 문제. 12·3 비상계엄 사태가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 소추됐고, 계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군경 고위 간부도 연이어 구속됐다. 계엄의 위헌성과 위법성에 대해서는 법조계의 의견이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문제가 있다. 바로 정치 개혁 문제다. 사법 처리가 결과에 대한 응징이라면, 정치 개혁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처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고, 심지어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치 제도의 결함과 무관치 않다. 여당의 역할만 봐도 그렇다. 국민의힘은 계엄 선언에 관해 대통령에게 완전히 패싱당했다. 그러고도 상당수 의원이 탄..

정치학자 후안 린츠는 대통령제의 치명적 약점으로 이중정부의 출현 가능성을 지적한다. 행정부 수반과 입법부 둘 다 선거로 선출된 국민의 대표여서 그렇다. 국회가 ‘여소야대’로 꾸려질 때 야당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으면 “누가 진정한 국민의 대표인지”를 두고 둘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일종의 이중정부 상태라 하겠다. 여당과 야당이 자리를 바꿔가며 복수하는 탓에 정치적 내전은 웬만해서 끝나지 않는다. 이렇게 대통령과 국회의 상호존중 규범이 사라진 대통령제는 이중정부를 제도화하는 정부체제로 몰락하고 만다. 실제로 라틴아메리카의 대통령제 정부들이 지난 30년간 저랬다.한국의 대통령제 역시 돌이킬 수 없는 붕괴가 시작된 것 같다. 20대 대선 이후 여소야대 상황을 보자. ‘탄핵’이 키워드인 중앙일보 기사는 윤석열 ..

총선이 열흘도 남지 않았습니다. 국민께 우리당의 개혁 비전에 대해 좀 더 분명하게 말씀드 리며 지지를 호소하고자 합니다. 4월 10일 총선은 대통령 심판 선거입니다. 굳이 더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의 오만과 실정에 국민이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남은 3년이 너무 길 다고 해서, 이재명이나 조국의 5년이 짧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윤 석열 대통령의 무능함 만큼 범죄자·위선자 대통령의 유능함도 끔찍합니다. 우리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제’도 심판하겠습니다. 대통령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대통령제는 이제 시효가 만료된 정부 형태입니다. 무 능과 권력남용만 반복됩니다.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그리고 차기 대통령 주자들까지 암담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은미 정의당 의원,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가 나란히 서서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장면(5월 20일 자 신문)을 보고 있자니, 한숨만 푹 나온다. 조만간 촛불집회도 조직할 기세다. 촛불이 잘 타면 내년 총선에서 ‘야권연대’도 시도할 것이다. 지난 20년 내내 저랬다. “님아, 그 집회 나가지 마오!”라고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反보수촛불·야권연대의 역사를 분석하며 그 이유를 말해보겠다. - 진보 인증서와 지역구 교환? 과학자들의 중론에 따르면, 후쿠시마 해양 방류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철저한 검증과 감시를 조건으로 방류에 찬성했다. 대만도 마찬가지다. 국제적 시야에서 보면 윤석열 정부 대응이..

발제를 맡은 한지원입니다. 두 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하는데요. 첫째, 사람들이 정치를 욕하는 이유가 뭘까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내가, 또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어떤 문제를 정치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법적인 문제가 있을 때나, 또는 집단 사이에 갈등이 첨예할 때, 정치에 바라는 바가 특히 많아집니다. 현재 무당층이 30~50%에 이른다하고, 그 어느 때보다 양당에 대해 비판 여론이 큰 이유도 문제를 해결 못하는 무능 때문일 겁니다. 둘째, 그렇다면 국민들은 어떤 문제를 정치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문제가 뭔지를 사회적으로 합의하지 못하다보니, 정치권이 책임 방기를 해도 면책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남 탓 공..

총선을 1년가량 앞두고 창당 소식이 들려온다. 주인공은 금태섭 씨다. 김종인 씨도 그를 돕겠다고 나섰다. 다만, 정치평론가 열 중 아홉은 아직까진 비관론에 힘을 싣는 것 같다. 제3지대의 실패 역사, 승자독식 소선거구제라는 문턱, 대선주자급 인물 부재, 모호한 비전, 자금과 재정 부족 등이 이유다. 나는 제3지대의 성공을 낙관한다. 앞의 이유에 동의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비관론을 하나 더 가지고 있어서다. 바로 민주당 비관론이다. 나는 민주당이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사라지는 속도에 비례해 신당이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 말하자면, 민주당 필망(必亡)론이 나의 신당 낙관론의 근거다. 금태섭 씨가 배팅한 수도권 30석,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이제부터 그 근거를 이야기해 보겠다. - 양당체..

나는 만년 꼴찌 프로야구팀의 오랜 팬이다. 내 팀의 특징은, 좀 이상하지만, 대량 실점이다. 항상 상위권에 있는 강팀은 위기가 닥쳐도 실점을 최소화한다. 그리고 끝까지 상대를 추격해 승리를 따낸다. 내 팀은 그 반대다. 앞서다가도 실책으로 점수를 내주고, 그 후에 멘탈이 흔들리면서 경기를 수습하지 못한다. 상위권 팀이 3점을 얻어 이기는 경기를 한다면, 내 팀은 7점을 따내도 8점을 내주는 경기를 한다. 따져보면 경제성장의 원리도 이와 비슷하다. 잘 사는 나라를 만들려면, 위기를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더글러스 노스는 1950년부터 2004년까지 188개 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선진국·후진국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호황기 때 연평균성장률은 선진국이 3.9%, 후진국이 5.4%였..

‘성찰과 모색’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금태섭 씨가 신당 창당 의지를 밝혔다. 정치 9단 김종인 씨도 창당을 돕겠다며 힘을 실었다. 총선을 1년 앞두고 무당층이 급증하다 보니 관심이 뜨겁다. 다만, 기대치는 낮아 보인다. 제3지대의 실패사(史)를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비관론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만약 배팅하라면, 신당의 성공 쪽에 걸고 싶다. 한국의 양당체제가 더는 유지될 수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양당체제의 토대는 자유주의·보수주의, 진보·보수, 좌파·우파 같은 역사적 이념 대립이다. 이 대립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양쪽을 정치적으로 대변하는 두 정당의 지배력도 유지된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영국의 노동당과 보수당, 유럽 대륙의 사회주의와 기독교 계열 정당이 각각의 사례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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