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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기화 된 상호의존성. 세계화로 만들어진 네트워크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비대칭적이다. 세계화폐 또는 기술을 쥔 나라가 통제를 하기 시작하면 그렇지 않은 나라들의 상호의존은 곧바로 절대적 종속으로 뒤바뀐다. 미국은 국내 정치에 기반해 세계적 수준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세계화의 상호의존성은 미국의 비대칭적 힘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아래 링크를 참조(https://direct.mit.edu/isec/article/44/1/42/12237/Weaponized-Interdependence-How-Global-Economic)
#2
그런데 만약 미국이 그 힘을 남용하면 어떻게 될까? 세계화의 편익에 비해 상호의존의 비용이 너무 커지면 네트워크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대안적 세계통화를 찾아야 하고, 대안적 공급사슬을 구축해야 하고.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정확히 그런 사례였다. 미국의 상호의존성 무기화가 너무 빠르고 거칠게 진행되자 유럽은 나름의 '대안세계화'를 찾아나섰다.
#3
푸틴과 시진핑이 이런 시기에 변수가 됐다. 시진핑의 중국몽은 기존의 상호의존성을 파괴하겠다는 선언이었는데, 문제는 코로나 사태에서 드러났듯, 중국 주도 세계화는 믿을만한 것이 못된다는 점이었다. 시진핑은 세계화의 '악당' 역할에 더 적합한 인물이었다. 망상에 빠진 푸틴의 전쟁은 무기화한 상호의존성의 긍정적 역할, 깡패 같은 국가에 대한 제재가 세계평화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도리어 부각시켜줬다.
#4
이런 정세를 염두에 두고 분석해보면 문재인 정부의 대외전략은 황당한 것이었다. <신남방정책>과 <한반도신경제지도> 구상은 NL적 대안세계화 전략, 즉 반미반일 세계화를 실제 정책으로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앞서 봤듯 무기화된 상호의존성의 핵심은 세계통화와 전략 물자의 공급사슬이다. 아세안을 통해서, 북한/러시아를 통해서 이 둘을 채우겠다는 건 망상에 불과했다.
#5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일본 없는 한미동맹이나, 반일 선동은 시대착오적인 것을 넘어 한국에 지극히 해로운 것이다. 물론 문재명이란 말처럼 문재인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제1당의 대표가 저러는 건 위험하다. 무기화된 상호의존성의 세계에서 반일 선동은 민족적 자해와 다르지 않다. 이 대표가 대안적 세계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건 당연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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