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생의 민주당 지지는 유별나다. 진보 세대의 대명사인 60년대생(86세대)보다도, MZ세대로 불리는 80·90년대생보다도 완고하다. 이유가 뭘까? X세대로 불리는 70년대생의 정치적 선호는 어떻게 만들어졌기에 이다지도 견고할까? 신동아 2월호의 기획 기사 가 뽑은 키워드-‘리버럴’을 가지고 이 질문에 답해보겠다. - 70년대생은 문민화 세대 특정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이 다른 시기 사람들과 구분되는 어떤 정치적 태도를 공유한다면, 특별한 경험을 함께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긴 시간을 또래와 보내는 10대 후반의 중·고등학교 시절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학진학률이 높을 때는 20대 초반 역시 중요하다. 70년대생의 대학진학률은 40%~70%에 이른다. 분석은 대학 시기를 포함해야 한다. 이..
윤 대통령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자유민주주의를 절반만 이해한 것 같다. 최근 노동 정책에서 그런 모습이 특히 두드러진다. 자유주의는 위에서 보면 합리성에 근거한 현대적 통치 방법이다. 법치와 경제학적 근거가 합리성의 두 축이다. 자유주의는 아래에서 보면 권리장전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을 보호하는 다양한 권리의 목록이다. 전자로 편향되면 엘리트주의가 고착되고, 심하면 독재로 나아간다. 싱가포르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후자로 편향되면 포퓰리즘이 나타나고, 극단적인 경우 만인이 권리를 앞세워 만인과 대립하는 내전이 나타난다. 남부 유럽이나 프랑스가 이런 경향이 있다. 둘 사이 균형이 자유주의적 발전의 핵심이다. 민주주의는 전자를 견제하고 후자를 강화한다. 수천 년간 이어진 군주제적..
양육/가사를 가족 내에서 남성이 함께 분담하고, 양육/가사의 더 많은 부분을 공적 영역에서 해결하자는 것이 지금까지 진보 진영에서 줄기차게 주장하던 바였다. 다만 출산율 급락을 막을 정도로 성공을 거둔 건 아니다. 남성의 가사 분담은 여전히 선진국 꼴찌 수준이고, 공적 해결책도 돈 몇 푼 보너스처럼 쥐어주는 게 고작이니 말이다. 조정훈 의원이 문제 해결의 프레임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동남아에서 저임금 노동자를 수입해 남성과 정부가 해결할 부분을 대신 하게 만들자는 것.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에서 실제로 하고 것이기도 하고, 수천 년 전부터 권력자들이 노예, 하인을 통해 해왔던 전통적 해결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선진국 사람들이 이런 쉬운 해법, 즉 자본주의적 노예를 이용하는 해결책을 몰라서 안 한 것이 아니..
좌파, 사회주의자. 나는 정치 성향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이런 단어로 답하는 게 여전히 편하다. 20여 년 이런 정체성으로 살았으니 당연하다고 해야할까. 그 반대편의 단어들, 우파나 자유주의자는 꿈에서도 내 정체성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물론 나는 20세기적 의미의 좌파나 사회주의자는 아니다. 20세기 사회주의에 관해서는 우파 반공주의자 이상으로 비판적이다. 21세기 좌파 주류는 포퓰리즘에 포획되었다고 판단한다. 솔직히 지금 내 입장은 윤석열/국민의힘보다 이재명/민주당으로부터 더 멀리 떨어져 있다. 그렇다면, 난 과연 무엇인가? 무엇이라 자신을 표현해야 적당할까?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최신작 을 소개해 본다. 나는 이 책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그가 '고전적 자유주의'라고 부르는 현대화의 기본 원칙...
합계출산율이 이제 0.78이다. 이런 숫자는 문명사에 유례가 없다. 앞으로 한국사회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77년생인 내가 환갑이 되고, 내 아이가 핵심 노동력(25~54세)에 진입하는 15년 후를 상상해봤다. 세대 간 갈등이 첨예한 연금과 재정을 생각해보자. 두 제도는 후세대의 인구와 소득이 충분히 증가한다는 전제 위에 설계됐다. 전제가 어긋나면 현세대가 후세대의 소득을 이전받는다. 심지어 채무자(현세대)가 채권자(후세대)에 동의를 구한 것도 아니고, 상환 의무도 지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오랜 기간 저성장 고령화를 피할 수 없다고 한 목소리로 전망한다. 결과적으로 현 공적 연금 체계와 정부 채무는 후세대에 대한 지독한 부정의(不正義)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전 정부의 대통령과 여당은 역대급 높은..
우리는 어떻게 포풀리스트로부터 정부를 보호할 수 있을까? 다음 세대의 세계를 진지하게 고민하면, 이 질문을 우회하긴 어려울 것이다. 포퓰리즘이 20세기적 정치를 생매장하면서 등장하는 현상이라 했을 때, 아래 두 책이, 정답까진 아니지만, 실마리를 찾긴 위한 어떤 마음가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 에드먼드 포셋이 쓴 와 제프 일리가 쓴 는 19~20세기 유럽 정치사상사를 정치인, 사상가, 사건들로 엮어 설명한 대작이다. 각각 800페이지, 1000페이지에 이른다. 제목처럼 초점은 다르다. 는 현대를 건설한 주류 중의 주류에 관한 이야기고, 는 주류가 만든 현대를 넘어서려 했던 세력들(사회주의부터 진보적 자유주의, 평의회주의, 페미니즘 등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다. 전자는 개혁과 승리의 행진곡 느낌이,..
정책의 장기적 효과와 직간접적 비용. 경제적/지정학적 사정이 불안정할수록 이 두 가지가 특히 중요할 것이다. 눈앞의 이익, 집단 심리, 후에 청구되는 감당못할 비용은 체력이 떨어진 국가 경제/안보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주의에서는 정세가 불안정할수록 포퓰리즘으로 불리는 단기적, 감정적, 반경제학적 정치가 흥한다. 집단 지성과 집단 실성 사이 거리가 멀지 않다는 점은 역사적으로도 충분히 증명된 바다. (프랜시스 매컬 로젠블루스/이연샤피로)는 장기 효과와 비용 계산에 친화적인 정부는 규율잡힌 중도 지향적 정당에 의해 통치되는 정부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정당은 의원내각제, 양당제, 소선거구제(다수대표제), 하향식 정당운영에서 만들어질 수 있고, 현실적 최고 이상향은 웨스트민스터체제..
성남시에서 30대를 보냈다. 인생의 기초를 세우던 때여서 그런가. 성남의 풍경은 지금도 자주 생각난다. 성남은 정말 풍경의 콘트라스트가 강한 도시였다. 북쪽에 있는 절반은 산업화 초기 서울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산 산동네고, 남쪽에 있는 절반은 천당 밑에 만든 도시라는 분당이어서 그런 듯하다. 북쪽 성남에는 반지하 집이 있는 연립주택과 옹벽으로 둘러싸인 아파트들이 가파른 산 위에 빽빽하게 모여 있다. 좁은 골목길에는 주민들이 신기에 가까운 실력으로 이중 삼중 승용차들을 주차해 놓았고, 주택과 차들 사이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전력선·케이블티브이선·인터넷선이 거미줄처럼 엉켜 있었다. 반면 남쪽 성남은 평평했다. 도로는 반듯했고 주차장은 넉넉했다. 전선들은 지하에 묻혀 보이지 않았다. 북쪽에 있다가 남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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