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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가사를 가족 내에서 남성이 함께 분담하고, 양육/가사의 더 많은 부분을 공적 영역에서 해결하자는 것이 지금까지 진보 진영에서 줄기차게 주장하던 바였다. 다만 출산율 급락을 막을 정도로 성공을 거둔 건 아니다. 남성의 가사 분담은 여전히 선진국 꼴찌 수준이고, 공적 해결책도 돈 몇 푼 보너스처럼 쥐어주는 게 고작이니 말이다.
조정훈 의원이 문제 해결의 프레임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동남아에서 저임금 노동자를 수입해 남성과 정부가 해결할 부분을 대신 하게 만들자는 것.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에서 실제로 하고 것이기도 하고, 수천 년 전부터 권력자들이 노예, 하인을 통해 해왔던 전통적 해결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선진국 사람들이 이런 쉬운 해법, 즉 자본주의적 노예를 이용하는 해결책을 몰라서 안 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안 한 것이다. 인간은 모두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현대 사회의 근본 원칙을 너무 노골적으로 침해하기 때문에, 시민적 덕성과 민주적 규범 모두에 결과적으로 해롭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조정훈 씨 같은 생각이라면, 18세기 유럽에서, 19세기 미국에서 노예제를 폐지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그의 프로필을 보니, 경영을 전공한 후에 세계은행에서 저개발 국가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 것 같다. 독재와 기아라는 하한선만 겪어서, 경제적 손익 계산만 해봐서 일까? 선진국에서 하지 않는 것들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걸 알지 못하나 보다. 현대적 진보의 역사에 대해 무지하면 이런 헛발질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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