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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장기적 효과와 직간접적 비용. 경제적/지정학적 사정이 불안정할수록 이 두 가지가 특히 중요할 것이다. 눈앞의 이익, 집단 심리, 후에 청구되는 감당못할 비용은 체력이 떨어진 국가 경제/안보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주의에서는 정세가 불안정할수록 포퓰리즘으로 불리는 단기적, 감정적, 반경제학적 정치가 흥한다. 집단 지성과 집단 실성 사이 거리가 멀지 않다는 점은 역사적으로도 충분히 증명된 바다.


<책임 정당: 민주주의로부터 민주주의 구하기>(프랜시스 매컬 로젠블루스/이연샤피로)는 장기 효과와 비용 계산에 친화적인 정부는 규율잡힌 중도 지향적 정당에 의해 통치되는 정부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정당은 의원내각제, 양당제, 소선거구제(다수대표제), 하향식 정당운영에서 만들어질 수 있고, 현실적 최고 이상향은 웨스트민스터체제, 즉 영국식 정치 모델이라고 강조한다. 진보 진영 상식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다. 의원내각제를 제외한다면, 주류 정치개혁론은 다당제, 중대선거구제 또는 비례대표제, 상향식 정당 운영이다. 


쟁점이 많은 책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의 '장기효과'와 '비용' 문제를 중심에 두고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퓰리스트에게서 정부를 보호하려면 어떤 정치개혁이 필요한지를 잘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북미, 남미, 서유럽 등의 여러 사례를 비교 분석하고 있다는 점도 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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