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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자유주의>, <더레프트>

개용이 2023. 3. 20. 17:08
우리는 어떻게 포풀리스트로부터 정부를 보호할 수 있을까? 다음 세대의 세계를 진지하게 고민하면, 이 질문을 우회하긴 어려울 것이다. 포퓰리즘이 20세기적 정치를 생매장하면서 등장하는 현상이라 했을 때, 아래 두 책이, 정답까진 아니지만, 실마리를 찾긴 위한 어떤 마음가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
에드먼드 포셋이 쓴 <자유주의>와 제프 일리가 쓴 <더레프트>는 19~20세기 유럽 정치사상사를 정치인, 사상가, 사건들로 엮어 설명한 대작이다. 각각 800페이지, 1000페이지에 이른다. 제목처럼 초점은 다르다. <자유주의>는 현대를 건설한 주류 중의 주류에 관한 이야기고, <더레프트>는 주류가 만든 현대를 넘어서려 했던 세력들(사회주의부터 진보적 자유주의, 평의회주의, 페미니즘 등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다. 전자는 개혁과 승리의 행진곡 느낌이, 후자는 혁명과 패배의 장송곡 느낌이 물씬 난다.
포셋은 자유주의가 현대를 건설하는 데 성공했던 핵심 요인을 '갈등'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것에서 찾는다. 자유주의적 통치 관행은 문제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온순하게 만드는 데 특화되어 있다. 제도를 만들고 해결 불가한 문제는 봉합하고...
일리는 좌파가 성공하지 못한 핵심 요인을 좌파가 좌파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딜레마에서 찾는다. 사회주의는, 러시아 혁명이란 예외를 제외하면, 이상을 포기해야만 권력에 접근할 수 있었고, 그래서 항상 분열에 시달리다 정치적 에너지를 모두 소모했다.
하지만 자유주의의 승리도, 좌파의 패배도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두 책은 모두 내가 포퓰리즘이라 부르는 21세기적 정치의 수렁을 예고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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