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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물가 상승, 어떻게 봐야 할까? 물가 상승이란 개념만큼 오해가 많은 경제 용어가 없는 것 같다. 

물가 지표는 현재 소비되는 대표 상품들을 모아서 그 가격에 이래저래 가중치를 준 다음 평균을 구해 작성된다. 그래서 석유나 배추 같은 특정 품목이 수요/공급의 불균형으로 가격이 급상승해도 물가는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말하자면 평균의 함정 같은 것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물가 상승은 장기화하지 않는다. 불균형이 시간이 지나면서 균형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사실 상품 가격은 생산성의 상승 덕분에 지속해서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문명적 위기가 아닌 한, 전반의 생산성이 하락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모든 상품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화폐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플레이션이다. 관리통화제 하에서 통화당국은 화폐축적의 이득을 주지 않기 위해 적당한 인플레이션을 항상 조장한다. 본원통화라고도 불리는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는 건 본질적으로는 중앙은행 자산의 현금에 대한 상대적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국채 가격의 하락, 정부의 신뢰도 하락, 국민경제의 장기 저성장 등이 영향을 미친다.

최근의 물가상승은 복합적이다. 양적완화와 적자재정으로 중앙은행 자산이 극도로 불안정해져 전반적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한데, 석유/가스 가격이 폭등했다. 공급사슬 불안정도 더해졌다. 내 생각에 후자의 수요/공급 불균형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것이나, 문제는 이런 불안정이 중앙은행 자산에서 비롯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다. 세계금융위기 후유증이 남아있는데 코로나19 위기가 더해졌다. 폭발 직전의 상태다. 내년이 되면 어느 정도 각이 나오지 싶다.

관련 내용은 졸저 <자본주의는 왜 멈추는가> http://www.yes24.com/Product/Goods/97122017
관련 동영상  4강. 인플레이션? 국가부채? 제대로 알아보자! https://youtu.be/IyWbyeA87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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