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자본주의 철폐는 깨끗하게 포기하고 사민주의를 하자고 했다는데,
자본주의, 사회주의, 사민주의.... 이 단어를 두고 각자 상상하는 바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는 뭘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정적 차이는 기계, 건물, 공구 같은 생산에 사용되는 자산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다. 자본주의는 그것들을 '자본재'로서 특정 개인이 소유한다. 사회주의는 그것들을 유용한 '사회적' 생산수단으로서 집단적으로 소유한다.
"자본주의 철폐"란 말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째, 자본재의 사적소유를 금지하고, 둘째, 생산수단의 집단적 소유를 기반으로 한 자원 배분과 결과 분배에 관한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와 사민주의 차이는 뭘까?
역시 여러 층위의 이야기가 있지만, 핵심은 자본주의에서 벗어나는 경로에 있다. 사회주의는 사적소유를 PT독재 하의 정부 권력으로 철폐해서 자본주의에서 벗어나고, 사민주의는 에서핑앤더슨 식으로 말하자면 탈상품화를 점진적으로 확대하여 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경제적 문명을 만드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각각은 현재 어떤 생태일까?
자본주의는 20세기의 최종 승자 되겠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길을 잃고 있다. 불평등, 국제질서, 환경위험 등에서 20세기만큼의 문제 해결력을 보여주지 못하니 말이다. 충실한 자유주의자들조차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사회주의는 폭망했다. 소련을 기억하든지, 아니면 현재의 중국을 보라. 새로운 배분/분배 규칙은 공산당의 지대 추구로 귀결했다. 체제로서 경쟁력 상실 상태다.
사민주의는 어정쩡하다. 자본주의를 지양하겠다는 20세기적 목표는 이미 사라졌고, 복지와 공공부문 역할을 20세기보다 뒤로 물린 상태를 균형으로 여기고 있다. 탈상품의 확대가 아니라 상품과 탈상품의 균형점을 찾기 시작한 셈인데, 과연 어떨런지..
사회주의가 허망한 것만큼은 아니겠지만, 사민주의도 참으로 애매한 상태란 점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확히 말해 사민주의가 20세기의 그것인지, 아니면 정부 산업정책+사회안전망+노사코포라티즘으로 선진국의 지속성장을 도모해보자는 정도의 새로운 균형 모델인지 불분명하다. 둘 중 하나를 분명하게 말해야 토론이 된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