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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년 야마가타는 독일에서 배운 주권선과 이익선(line of interest)을 자신의 나라에 적용해, 한반도가 일본의 이익선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남하를 막으려면 한반도를 일본이 지배해야 한다는 이야기.
놀라운 건 이런 이익선 개념이 20세기 내내 사회주의 진영의 철칙으로 이용됐다는 점. 1940년대 소련의 이익선은 베를린과 모스크바 사이에 있는 나라들이었다. 스탈린은 야마가타와 거의 비슷한 이유로 동유럽을 재빨리 점령했다. 1970년대 베트남 공산당은 통일 전쟁 승리 직후 곧바로 인도차이나 반도 주변국을 침략하는데,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였다. 소련과 중국이, 중국과 베트남이 영토 분쟁을 벌인 이유도 마찬가지. 사실 사회주의는 어떤 점에서 자유주의 진영보다 수준이 낮았다. 미국 주도의 진영이 도리어 이념적 동맹이었고, 소련/중국 주도 진영은 '이익선'의 연결 같았다고나 할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형적인 저 '이익선' 개념을 따른다. 주변국이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러시아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놀라운 점은 세계적으로 좌파들이 이런 논리에 의외로 쉽게 적응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나토 책임론으로 설명하는 토대는 러시아의 이익선이 나토로 인해 침해받았고, 따라서 전쟁은 도덕적으로는 규탄되어야 하나, 정치적 역사적으로는 타당성이 있다는 식.
20세기 사회주의 역사를 제대로 끝까지 평가하지 못한 후과가 21세기 좌파에게 영향이 크다. '반미'운동, 반제 운동이, 이제는 미국에 반하는 이권 운동, 미제에 맞선 중/러 제국 건설론으로 나타난다. 정말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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