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역사

푸틴이 핵무기를 기어이 쓴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개용이 2022. 10. 6. 09:42

푸틴이 핵무기를 기어이 쓴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1

미국 입장에서는 핵 반격을 하지 않으면, 이건 북한 같은 잠정적 핵무기 보유국들에게 핵 선제 공격이 통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과 같아진다. 동시에 동맹국에게는 미국의 핵우산이 실은 쓸모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 된다. 각자도생 핵 보유가 늘어날 것. 반대로 핵 반격을 하면, 마침내 인류는 핵 전쟁 시대에 돌입한다. 러시아가 한 대씩 주고 받은 것에서 그만두지 않으면, 이른바 핵 아포칼립스 시대가 열린다. 

#2

중국 입장에서는 핵 전쟁까지 감행한 러시아가 부담이 될 것이다. 세계화에서 '중국몽'으로 연착륙하고픈 시진핑에게 푸틴의 급발진은 상당한 위험이다. 러시아는 중국의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 그런데 독재와 성장을 교환한 중국 국민들이 경제침체가 길어질 경우 "요새를 포격하라"는 구호를 다시 외칠지도 모를 일이다. 시진핑은 그런 선택을 하진 않을 것 같다. 

#3

나토는 핵무기로 인한 피해자다. 뭐가 됐든 전면전 흉내라도 내지 않으면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이야기되는 옵션 중 하나는 재래식 무기를 총동원해 빠른 시간에 러시아 군사력을 무력화한다는 것. 즉 핵무기 빼고는 아무것도 못하는 러시아를 만들어 놓고, 즉 핵무기 재사용=멸망이란 등식만 남겨놓고 타협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4

우크라이나는 더는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전쟁을 하긴 어려워진다. 미국과 나토가 전면에 나서든, 아니면 딱 현재 상태로 쇼부를 봐야 한다. 질렌스키는 확전을 바랄 것이나, 핵 공포가 국민을 집어삼킬 가능성도 크다.  

#5

러시아는 전쟁 향방과 관계없이 세계에서 축출이다. 유엔 안에 있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적 고통이 더 커질 터인데, 푸틴 독재를 끝낼 세력이 민주적인 절차로 등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점점 더 고립에 익숙해지는 '북한화' 경로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최고 수준의 경제 제재에 중국이나 인도도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6

한편, 친러-반미, 또는 비러-반미 정도의 양비론 위치에 선 정치세력들은 매우 곤란한 질문에 직면할 것이다. 유럽에도 많고, 한국에도 있다. 한국의 친북 민족주의 세력은 노골적으로 러시아를 응원하기까지 했다. 물론 이들에게는 미국이 핵전쟁을 유도한 것이라는 대답이 미리 준비되어 있긴 한데,  설득력을 얻긴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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